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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1세대 주성엔지니어링, 분할 철회

이사회 열어 인적·물적 분할 계획 철회

주식매수청구 500억 초과 부담된 듯

실적은 매출·영업이익 모두 큰 폭 개선





주성엔지니어링이 올 초부터 추진한 회사 분할 계획을 철회한다. 분할 과정에서 약속한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규모가 한도 금액을 초과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분할 청사진을 접게 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물적 분할 결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1세대 기업으로 꼽히는 주성엔지니어링은 올 5월 공시를 내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태양광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물적 분할을 동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핵심인 반도체 사업은 인적분할로 반도체 기술 개발과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별도 법인을 만들고 디스플레이·태양광 사업은 물적분할해 기존 법인의 100% 자회사를 만드는 것이 골자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이 계획을 철회하게 된 배경으로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주주가 회사의 분할이나 합병 등 중대한 결정에 반대할 때 본인 보유 주식을 회사에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회사 측의 분할 결정안이 이달 8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20일 동안 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회가 있었다. 청구 가격은 3만 5305원으로 이 기간 주성엔지니어링이 유지한 2만 원 중반대의 주가 수준보다 크게 높았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주식매매청구권 행사 금액이 500억 원을 초과하면 이사회를 열어 금액 한도를 다시 논의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실제 이달 28일까지 이뤄진 주식매수청구권의 합계 금액은 500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주성엔지니어링은 이사회를 개최해 금액 한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최종적으로는 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 분할과 관련된 모든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급변하는 세계 환경에 대한 대응과 혁신 기술에 대한 지속 투자를 위해 필요한 현금 여유분 보유 그리고 기존 주주들의 공평한 이익을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상향하지 않기로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기존 분할 계획서를 통해 안내한 주식매수청구권 한도 설정 금액을 자기주식 취득으로 사용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주가 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회사가 취득하는 자기주식 합계액은 500억 원이다.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장 개장과 함께 2만 6950원으로 시작한 주가는 오후 3시 30분 현재 3만 1050원으로 급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어닝 서프라이즈’에 가까운 올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861억 원보다 71% 늘어난 1472억 원이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2억 원에서 522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매출액 역시 3011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 2847억 원을 넘어섰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계 최초, 그리고 유일한 기술 혁신을 위해 일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주주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끊임없는 혁신에 신뢰를 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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