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의 날’을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소 관련 행사로 만들려고 합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처럼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김재홍 한국수소연합회장은 수소의 날(11월 2일)을 맞아 30일 서울 서초구 연합회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소의 날 행사를 글로벌 수소산업 종합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이 세 번째인 수소의 날은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법정 기념일이 됐다. 격이 올라간 만큼 지난해보다 행사 규모가 커졌다. 이날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사전 행사가 열리고 다음 달 1일 기념식이 개최된다. 사전 행사에서는 ‘글로벌 수소 포럼’과 ‘H2 비즈니스 서밋’ 정책 세미나, 청정수소 국제 포럼, 수소 전문 기업 발전 포럼, 한미 기업 교류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글로벌 수소 포럼에서는 호주·네덜란드·미국·칠레 등 주요 국가의 수소정책이 발표된다. 현대자동차와 SK E&S, BP코리아 등 수소 업계와 회원사가 다수 참여하는 H2 비즈니스 서밋 세미나에서는 산업계의 정책과 의견이 공유된다. 김 회장은 “글로벌 수소 포럼에 수소 전 분야에 걸친 품목을 전시하고 수출 상담도 진행하면 글로벌 수소산업을 이끄는 명실상부한 수소 전문 메가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규모를 더 키워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전시와 국제회의를 개최할 생각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청정수소 국제 포럼도 눈에 띈다. 청정수소 암모니아 산업 동향과 국내외 기술 정보 교류가 이뤄질 예정이다. 김 회장은 “청정수소발전 입찰 제도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데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대규모 수요가 확보되면 인프라도 생기고 기업들도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정수소는 기준치 이하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수소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수소 1㎏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이산화탄소 환산량(CO2eq)으로 4㎏ 이하인 수소를 청정수소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업으로는 SK E&S, 두산퓨얼셀, 포스코인터내셔널, 롯데케미칼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번 행사를 바탕으로 향후 수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연합 내에 연구조합을 설립해 수소산업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도울 예정이다. 그는 “우리나라 수소산업은 아직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고 생산 단가가 높다”며 “생산·저장·유통·활용 등 모든 단계에서 단가를 낮추려면 연구개발(R&D)을 통해 단가를 떨어뜨리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수소산업이 초창기라고 한다. 누가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이 결정된다”며 “R&D 로드맵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 연구조합을 만들어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가 2019년 첫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지만 수소 전환은 생각보다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로드맵 발표 당시 2022년 국내에 수소차 6만 7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 기간에 보급된 수소차는 2만 9623대에 불과했다. 충전소 보급 대수도 213대로 목표했던 310대를 달성하지 못했다. 수소 보급이 더딘 이유로는 높은 수소 생산 비용과 부족한 인프라가 꼽힌다. 김 회장은 “수익성이 확보되기 전까지 정부가 생산 기지, 배관망, 저장 시설 등 인프라 구축을 앞장서 지원해야 한다”며 “수소충전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운영 중인 충전소의 적자 상황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수소연합은 수소법에 근거한 국내 5개 수소 관련 전문 기관 중 유일한 민관 협의체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KOTRA 사장을 역임한 김 회장이 3월부터 이끌고 있다. 수소산업 전 주기에 걸쳐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정부 부처와 기관·기업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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