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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개방형 생태계가 이끄는 AI 민주화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




“라마, 어디서 내려받는 거야?” 요즘 지인들에게 가끔 받는 질문이다. 메타가 인공지능(AI) 구축의 핵심인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를 오픈소스 형태로 무료 개방한 이후다. 업계 불문하고 AI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양이다. 오픈소스는 폐쇄형과 달리 무료로 누구나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메타코리아 사무실을 찾은 업계 관계자들이 종사하는 분야도 매우 다양했다. 방한한 메타 생성형 AI 담당 부사장과 함께하는 자리에는 병원·연구소·교육·마케팅 등 다방면에서 오픈소스 AI 활용에 관심을 가진 개발자들이 참석했다. 각자의 적용 사례와 고민을 나누며 조언에 귀를 기울였다. 한국어 지원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날카로운 지적도 쏟아졌다. 공유와 협력의 정신으로 더 큰 가치가 창출되는 ‘오픈 생태계’의 현장이었다.

사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개방형 생태계가 뿌리내린 지는 오래다. 주로 기업용 서버에 사용되는 운영체제 ‘리눅스’가 대표적이다. 폐쇄형 제품에 비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큰 데다 각자 입맛에 맞게 수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사용자 커뮤니티가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기능을 더하며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디지털 기술의 보급을 가속화하는 데도 일조했다. AI 분야도 개방형 생태계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LLM을 처음부터 자체 구축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만난 한 AI 스타트업 대표는 빠른 서비스 출시 가능성을 개방형 오픈소스 LLM 활용의 큰 장점으로 꼽았다.



보안도 개방형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요소다. 개방이라는 단어의 어감과 상반되게 폐쇄형보다 보안성이 더 우수하다는 평가다. 폐쇄형 LLM을 쓰면 해당 업체에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반면 오픈소스 LLM은 입맛에 맞게 개량하면서도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보관해 관리할 수 있다. 실제 국내 유수의 과학기술 연구기관에서도 적은 자원으로 구축하면서도 보안과 데이터 유출의 문제가 없다는 것을 오픈소스를 선택한 이유로 들었다.

개방형 생태계는 무엇보다 AI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태생적으로 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가도록 공유의 정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이 안겨주는 이득을 어느 한두 곳의 특정 업체가 독점하지 않도록 AI 기술의 민주화를 앞당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만큼 발 빠르게 개방형 생태계를 포용하는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의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글로벌 각축전에서 우리나라의 AI 개발과 활용 경쟁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개방형 생태계가 열어갈 AI의 미래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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