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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미래를 엿보는 안경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

김진아 메타코리아 대표. 사진 제공=메타




거대 글로벌 휴대폰 업체가 증강현실(AR) 안경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는 외신을 접했다. 안경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몸에 쓰거나 걸치는 웨어러블 기기의 시대가 본격 열리는 것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그동안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아주 먼 미래의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

최근 본사 출장 길에 접해 본 AR 안경에서 그 단초가 보였다. 9월 공개된 후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시제품이다. 두툼한 뿔테 안경 모양이 아직 조금은 어색하지만 과거 그 어떤 제품보다 일상용 안경 형태에 근접해 있었다. 무엇보다 눈앞 현실 세계에 인공지능(AI)과 결합된 화면이 펼쳐지며 엄청난 가능성이 엿보이게 됐다.



바라만 보면 눈앞 풍경을 분석한 설명 화면이 나온다. 도보 중에 길 안내는 물론이다. 문자도 휴대폰을 펼칠 필요 없이 즉석에서 눈앞에 나타난다. 냉장고를 열면 내용물 분석을 통해 어떤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 추천해 준다. 화상통화도 신기하다. 상대방 얼굴이 내 안경 렌즈에 나타난다. 내 모습도 안경 안쪽에 설치된 카메라가 미세한 내 표정까지 반영해 아바타 형태로 상대방에게 전송된다. 스마트폰 기능이 안경 하나에 다 들어가 있는 셈이다.

사실 시중에 나와 있는 또 다른 웨어러블,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헤드셋에는 이미 많은 기능이 반영돼 있다. 다만 안경과 달리 큰 헤드셋을 머리에 쓰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보급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시제품이지만 이 안경이 큰 화제를 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커다란 헤드셋에서나 기대할 수 있던 기능들이 안경 사이즈에 들어올 수 있다면 폭발력이 엄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엿보는 ‘타임머신’이라는 국내 어느 기사 제목이 인상적이다.

과연 미래 컴퓨터는 이렇게 몸에 걸치는 형태가 될 것인가. 20여 년 전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게 우리의 모든 일상과 함께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던가. 스마트폰 다음을 전망하고자 애쓰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지금의 판단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 반응을 볼 때 일단 안경 형태가 미래 웨어러블 시장을 선도하는 한 축이 될 것이라는 데 큰 이견은 없는 것 같다. 이번에 공개된 시제품은 이 같은 전망에 더 큰 힘을 실어줬다. 이 외에도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더 작고 더 강력한 기능을 갖추고 속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 미래가 지금과는 다르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런 변화를 주도하는 역동적인 IT 업계에 몸담고 있어 재미있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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