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호조에 지난달 수출이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글로벌 무역과 경제 흐름이 크게 뒤바뀔 수 있고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관련 기사 5면 본지 10월 28일자 8면 참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575억 2000만 달러(약 79조 3300억 원)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올 8월부터 3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최대 실적이며 13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40.3% 늘어난 125억 4000만 달러로 2018년 10월(116억 달러) 이후 6년 만에 역대 10월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서버 신규 투자에 따라 고부가·고성능 메모리인 HBM과 DDR5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자동차도 5.5% 늘어난 62억 달러를 기록했다. 9월에 이어 또다시 월별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그동안 부진했던 철강은 8.8% 불어난 28억 7000만 달러로 2월부터 8개월간 지속된 수출 감소 흐름에서 벗어났다.
국가별로는 대중 수출이 10.9% 급증한 122억 달러를 찍었다. 2022년 9월(133억 달러)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미 수출은 10월 기준 최대인 104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543억 5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31억 7000만 달러 흑자였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수출이 아직은 견고하지만 올해 말 전후로 증가세가 약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월 수출 증가율은 7월 13.5%를 보인 후 8월(11.0%)과 9월(7.5%), 10월(4.6%) 등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월별 수치는 좋지만 4분기에는 미국 대선 등 경제·통상 부문 리스크 요인들이 많다”며 “수출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어서 성장을 강하게 이끌던 경제 동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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