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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급한데…시간끄는 하남시

행정심판 심리 한달 연기

동서울변전소 전경. 사진 제공=한국전력




한국전력이 경기도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옥내화·증설 사업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경기도에 청구한 행정심판 결과가 빨라야 다음 달 중순에 나오게 됐다. 하남시의 요청에 심리 기일이 미뤄졌기 때문인데 전력 업계에서는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시간만 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청 행정심판위원회는 “제출된 서류가 방대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날 예정돼 있던 양측의 심리 기일을 다음 달 16일로 연기했다. 한전이 9월 6일 경기도에 심판청구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하남시와 법리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일에 일정이 무산된 것이다. 한전 측은 이례적인 연기 결정에 현장에서 사유를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남시는 9월 23일 한전의 주장을 부인하는 1차 답변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대리인인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검토 사항과 하남시의회의 행정사무특별조사 결과 보고 등이 담긴 추가 답변서를 제출했다. 산업부와 한전 역시 같은 날 상당한 분량의 추가 자료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심판법에 따르면 피청구인 또는 행정심판위원회가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 행정심판위원장이 직권으로 30일 연장할 수 있다. 조급한 쪽은 한전이다. 변전소 주변 지역에서 전자파 측정량까지 공개했지만 행정심판 처리 기간이 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기간망인 송전망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어떤 식으로든 행정심판위원회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남시는 올 8월 한전이 신청한 345㎸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건축 허가 및 옥내화 공사 등과 관련한 4건의 허가 신청을 불허했다. 해당 사업은 동해안과 수도권을 잇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건설의 일환이다. 한전은 6996억 원을 들여 하남시 감일동 일대 연면적 6만 4570㎡ 규모의 변전소를 2026년까지 옥내화하고 HVDC 변환 설비를 증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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