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고기가 한국에 다시 진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지 오래된 결과물입니다.”
필립 베르투(사진) 주한 프랑스 대사는 4일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4년 만에 프랑스산 소고기 수입 재개를 공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클로딘 지라도 프랑스 경제통상대표부 소속 부참사관, 프랑스 축산협회와 소고기 수출 업체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프랑스산 소고기 70㎏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으로 수입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산 소고기는 소해면상뇌증(광우병·BSE) 발생으로 2000년부터 수입이 중단됐다. 광우병 발생 국가에서 소고기를 다시 수입하려면 국회에서 수입 위생 조건 심의를 받아야 한다. 프랑스·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 위생조건안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했으며 올해 6월 도축장 승인 등 남은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수입할 수 있는 길이 완전히 열렸다.
지라도 부참사관은 “가축 성장을 촉진하는 호르몬제나 항생제는 전혀 쓰지 않는다”며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실사 결과 프랑스 내 도축장 6곳과 보관장 1곳이 허가를 받아 수출용 소고기를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광우병 위험을 무시할만한 나라'로 분류됐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최대 소고기 생산국으로 12만 9000개의 축산 농가가 육우 1000만 마리, 젖소 700만 마리 등 1700만 마리를 사육한다. 22가지에 이르는 프랑스산 소 품종 가운데 가장 많이 사육되는 ‘샤롤레즈’가 우선 한국으로 수입될 예정이다. 소고기 수출업체 비가드의 막상스 비가드 최고경영자(CEO)는 "프랑스는 소를 목초지에 방목해 사육한 덕분에 소고기 육질이 부드럽고 육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프랑스산 소고기가 단시간 내에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산이나 미국산 소고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아 대형마트 3사는 당장 프랑스산 소고기를 판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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