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의 계속운전 기간을 10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10년간 107조 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현행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36조에 따르면 원전은 10년마다 안전성을 평가하도록 돼 있다. 또 원전을 설계수명 이후에도 가동하려면 만료일 2~5년 전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계속운전 신청을 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 등으로 지난 정부에서 계속운전 신청을 하지 않은 사례가 나타나면서 심사가 지연돼 원전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처럼 연장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부터 원전 여러 대가 동시에 멈추는 전력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2개의 원전이 계속운전 심사를 위해서 멈춰 있는 상태이고 앞으로 최대 8개의 원전이 순차적으로 심사를 받는다”며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에 적시에 계속운전 심사 신청을 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 사태가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7년 이내에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전은 고리 2·3호기를 포함해 고리 4호기, 월성 2·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등 10기다. 이들 원전이 계속운전 승인을 받지 못하고 운영이 모두 중단될 경우 10년간 107조 60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계속운전 기간이 10년 더 연장되면 해당 비용이 절감된다.
이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 원전은 설계수명 30년에 추가로 10년씩 가는 형태”라며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와 원전 운영 노하우를 감안할 때 너무 강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과 한수원·원자력안전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 등이 모여 태스크포스(TF)을 구성할 예정”이라며 “제도 개선을 통해서 어떤 형태로든지 계속운전을 한 번 심사받으면 조금 더 길게 계속운전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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