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했습니다. 자신을 ‘관세맨(Traiff man)’이라고 칭하는 트럼프는 집권 2기 때 더 강력한 관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그는 후보 시절 모든 수입품에 보편 관세 10%를 부과해 무역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언급한 상태입니다.
수출 장벽을 세우는 동시에 반대편에서는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라는 압박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에서 생산된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더 사들여 무역 수지 불균형을 맞추라는 것입니다.
이때 미국이 수입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분야는 농산물입니다. 지난해 기준 연간 농식품 수입액 중 미국산 비중이 20.9%로 가장 크고 농식품 무역수지가 86억 7000만 달러 적자에 달하지만, 일부 검역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품목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이 한국에 요청한 검역 협상 품목은 총 14개입니다. 이중 미국이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품목은 캘리포니아산 넥타린(천도복숭아)와 11개 주 감자로, 두 품목은 현재 총 8단계 검역 절차 중 5단계인 위험관리방안 작성 단계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나머지 6~8단계는 초안 작성, 행정 예고, 고시 등 행정 절차인 만큼 사실상 마지막 단계인 셈입니다.
정부 한 관계자는 “미국산 감자의 경우 지난해 5월에 4단계를 통과했다”며 “현재 국산 고구마와 단풍나무 분재를 미국에 수출하고 미국산 넥타린, 감자를 수입하는 식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검역 협상은 과학적 절차이기 때문에 그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속도를 높이라는 압력은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표합니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대부분의 농산물 관세를 철폐했기 때문에 검역 문제, 새로운 생명공학 제품 승인 절차 개선 등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언급되고 있는 다양한 요구들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옥수수, 대두, 치즈 등 미국의 관심이 높은 품목에 대해 미국으로의 수입선 변경 요구가 있을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미국산 소고기, 밀 등에 대한 수입 확대 압박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 농산물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개방돼 있는 데다 물량 제한도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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