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입주를 앞둔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 주공) 잔금대출에 나서기로 했다. 2금융권에 비해 다소 높은 4%대 후반대로 대출금리를 책정하고, 각각 총량 한도를 정해 대출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1조 원에 가까운 잔금대출에 나서기로 결정한 만큼 자금 조달 길이 막혀 발을 굴렀던 입주 예정자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총 9500억 원의 잔금 한도를 설정했다. 잔금대출은 신규 분양이나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입주 예정자에게 개별 심사 없이 일괄 승인해주는 대출이다. 은행이 시행사나 조합과 협의를 맺고 대출 상품을 내놓으면 차주가 대출 조건을 비교해 은행을 선택한다.
이날 하나은행은 취급 한도 3000억 원, 고정(혼합형)금리 최저 4.641%, 변동금리 최저 5.092% 금리로 잔금 대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도 이날 입주일부터 500억 원 한도로 잔금대출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금리는 최저 4%대 후반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도 입주 시점에 맞춰 2000억 원 규모의 고정금리 대출을 최저 4.8%에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이달 6일부터 5년 주기형 기준 연 4.8% 수준의 금리를 책정하고 한도 3000억 원 이내에서 올림픽파크포레온 잔금대출을 취급해왔다. 다만 신한은행은 가계부채 관리 필요 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 초부터 4.8% 금리에 1000억 원 규모로 잔금대출을 취급할 예정이다.
가계대출 관리 문제로 둔촌 주공 잔금대출 취급 여부가 불투명했던 시중은행들이 모두 한도 내 제공 방침을 정하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각 은행이 설정한 잔금 한도만 놓고 보면 전체 세대에 비해서는 부족하지만 입주 시기가 내년 3월까지인 만큼 내년 확대분까지 생각하면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 대부분은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신규 공급 주택 임차인에 대한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은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조건부 전세대출은 소유권이 바뀌는 집에 대한 전세대출로 임차인에게 받은 분양 대금으로 집을 구매하는 경우 이용한다. 은행권은 갭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현재 대부분의 조건부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을 포함해 모든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직장 이전, 자녀 교육, 질병 치료 등 실수요 조건을 충족할 때만 대출을 내주고 있다. 주요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에서 유일하게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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