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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 인터뷰] “트럼프 재집권은 해밀턴주의 강화…과학기술·인재 육성 중요”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응용공학과 교수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응용공학과 교수. 서울경제 DB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너무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습니다. 미국 건국 초 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던 알렉산더 해밀턴의 ‘해밀턴주의’가 강화된 것일 뿐입니다.”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응용공학과 교수는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과 관련해 “미국의 해밀턴주의 강화에 맞춰 우리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가 대체할 수 없는 과학기술력과 생산 역량, 인재 등을 키우기 위한 정책 일관성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787년 미국 헌법 제정의 공헌자인 해밀턴은 건국 초 영국 등 유럽 선진국들의 화약·무기·기계 등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철저히 유럽 산업을 견제하고 미국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나 조 바이든 대통령, 심지어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까지 모두 대중 봉쇄와 미국 내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 핵심 전략기술 개발, 공급망 관리를 꾀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이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허용 뒤 자유무역을 표방했으나 미국 우선의 산업 정책을 펴는 것은 똑같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동맹국과 함께 가겠다는 국가 간 연합 전략에서는 바이든 정부와 다소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는 점에서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결국 1776년 미국 건국 이래 해밀턴이 주창했던 산업 정책의 틀이 유지되고 있으며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해밀턴 귀환 현상이 심화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우리가 국가전략기술 개발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핵심 인재 육성과 리쇼어링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러면서 정부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 아쉽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트럼프가 다시 돌아왔다고 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이 모든 것을 리셋해 정책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국가 본질은 달라진 게 없으므로 일관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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