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중국과의 가격 경쟁과 트럼프 2기 출범으로 인한 업황 악화로 신용도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11일 보고서를 내고 국내 2차전지 기업들에 대해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인한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업황 둔화 우려까지 맞물리며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신용도 하향 조정 압력이 종전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민 연구원은 이어 “업계 전반의 저조한 영업실적 기조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업체별 사업적 대응 능력과 다양한 자구책 마련 및 실행을 통한 재무 부담 통제 수준 등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신용도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기평이 신용 등급을 부여한 2차전지 업체 6곳(△SK온 △삼성SDI(006400)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247540)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SK넥실리스) 모두 올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대부분 수익성이 저하됐고 일부 업체는 영업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되기도 했다. 민 연구원은 “2차전지 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삼성SDI와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영업 손실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SK온의 경우도 첨단 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 수익을 제외하면 영업 손실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은 국내 2차전지 업계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바이든 정권이 내세우던 친환경 정책 기조가 뒤바뀌며 향후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그간 미국 내 전기차 보급 확산을 장려한 각종 환경규제 및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정책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친환경 규제가 완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 친환경 규제를 완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탑재량이 적은 하이브리드차(HEV) 중심의 판매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점도 2차전지 수요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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