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주가 방어를 위해 임원들이 올해 총 158억 원 어치 자사주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 등기임원인 사내외 이사와 미등기임원 등 임원 총 60명이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통틀어 총 23만2386주, 금액으로 총 157억7705만원어치다. 보통주 기준 올해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평균 매수 단가는 주당 6만8457원으로, 지난 15일 종가 5만3500원보다 28% 높은 수준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사업부 수장들이 앞장서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9월 5일 삼성전자 보통주 1만주를 주당 7만3900원에 장내매수했다. 총 7억3900만원 규모다. 한 부회장은 자사주를 총 2만5000주 갖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도 취임 후 자사주를 총 6억8950만원어치 사들였다.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13일 주당 7만5200원에 5000주를, 이어 9월 25일에 주당 6만2700원에 5000주를 각각 장내에서 매수했다. 전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1만7000주이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총 10억1500만원어치를 취득했다. 올해 매입 금액으로는 삼성전자 사장단 중 1위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2만8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주가 하락기에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 11일 장중 연고점인 8만8800원을 찍은 이후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실적 부진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 14일에는 4만9900원으로 마감하면서 2020년 6월 15일(종가 4만9900원) 이후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 신세가 됐다. 이날 시가총액도 300조 원이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장 마감 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 원 규모 자사주를 향후 1년 이내에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중 3조 원은 3개월 내 장내에서 매수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