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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과기수석 "전문기관 육성해 기술사업화시장 키운다"

과기자문회의 주최 토론서 강조

국가 R&D 사업화 보상 대폭 확대

대학·출연연 고도화 등 집중추진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을 통해 확보한 기술의 사업화를 전담할 전문회사를 육성하기로 했다. 연 30조 원 규모에 달하는 국가 R&D가 단순히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화를 통해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를 창출하는 기반을 닦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R&D의 효율을 높이고 과학기술인에게도 성과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국가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대토론회’에 참석해 '국가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업그레이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국가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 대토론회’에 참석해 “R&D 성과에 시장 매커니즘을 적용하겠다”며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를 육성하고 회사 간 경쟁 구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기술사업화 기여자에 대한 인센티브(보상) 체계를 정비해서 공공 기술로도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하고 이 자본이 다시 공공 기술 스타트업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을 구현하겠다”며 “또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흩어져있는 R&D 기술사업화 관련 법제와 거버넌스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관계부처 간 협의체가 구성될 예정이다.

국가 R&D 예산이 연간 30조 원에 달하지만 이를 통해 개발된 기술의 국가경제 기여도는 저조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국가 R&D의 주요 수행기관인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연간 총 5조 원의 예산을 지원받지만 기술이전 성과는 한참 못 미치는 2000억 원 수준에 그친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비해 이를 가공·양산하는 사업화 업무는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고 이에 보상도 낮아 연구자들이 기피하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기술사업화 주체도 출연연 내부 조직 수준이고 전문회사는 공동 기술지주사인 한국과학기술지주뿐이라 제대로 된 시장도 갖춰지지 못했다.

기술사업화에 대한 보상을 늘리고 이를 두고 전문회사들이 창업해 서로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박 수석의 구상이다. 그는 “관(官)이 기술사업화를 주도하다보니 (개발된 공공 기술을) 밀어내기식으로 기술이전하는데 급급했다”며 “실제로 돈이 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기술사업화 시장에 도입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도 15일 진행한 '윤석열 정부 과학기술·디지털 분야 주요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R&D 성과가 신산업과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사업화 전담 부처를 맡아 범정부 차원의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면서 "기술사업화 촉진에 장관직을 걸겠다”고 공언했다.

손수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원은 관련 세션 발표에서 “국내 R&D와 산업을 연결하는 기술사업화 시장 규모는 1조 원을 넘지 않는다”며 “기술사업화는 하나의 기술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기술을 패키징하고 트렌드에 맞춰서 튜닝하는 등의 고도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한 지적재산권(IP) 등 권한과 책임, 재원을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라는 새로운 주체에게 부여해 그들 스스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수석은 기술사업화 시장 육성을 비롯해 대학·출연연 등 공공연구 고도화, 기초연구의 선도형 전환,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 강화, R&D 매니지먼트(연구 행정) 고도화 등 5대 과제를 윤석열 정부 후반기에 집중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한국의 혁신 생태계는 해외에서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지만 여전히 우리가 잘 못하는 5가지 약점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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