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펀드로 알려진 행동주의펀드 KCGI가 반도체 제조사 DB하이텍(000990)의 지분을 부당 매각해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으로 검찰 고소를 당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는 ‘KCGI가 고의로 DB하이텍의 경영권을 위협해 단기 차익을 얻고 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며 회사를 검찰에 고소하고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다.
KCGI는 지난해 3월 DB하이텍 지분 약 7.05%를 매입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6월에는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제출했다. DB하이텍이 팹리스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고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약 9개월 만인 12월 말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졌다’며 5.63% 지분을 DB하이텍의 모회사인 DB Inc에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시가보다 비싸게 팔아 수익을 챙기는 모습에 소수 주주들은 당혹스러워했다.
고소인 측은 KCGI가 시세(당일 종가 5만 8600원)보다 12.6% 높은 주당 6만 6000원에 지분을 팔아 수백억 원의 차익을 챙겼고 DB하이텍의 주가가 급락하며 주주들이 손실을 떠안았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KCGI가 DB그룹과 미리 짜고 프리미엄만을 노려 지분 매입을 결정했다는 의혹도 있다며 엄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KCGI 측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KCGI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KCGI는 LK투자파트너스 출신인 강성부 대표가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기업 거버넌스(의사결정과정) 개선과 주주 권익을 기치로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다만 한진칼 때도 처음에는 행동주의 카드를 꺼냈다가 결정적인 순간 실속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8월에는 한양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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