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출범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사업 현장을 공식 방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계에 방산 분야 협력을 요청한 가운데 김 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긴 것이다. 그는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김 회장이 20일 글로벌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한화오션 사업장 방문은 지난해 5월 회사가 공식 출범한 후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는 조선·해양·방산 분야 핵심 연구 거점이다. 김 회장은 이날 주요 시설들에 대한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또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 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넘버원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했다.
캠퍼스 현장 방문을 마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만나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친환경 ‘그린십’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당부한 것이다.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도 이어졌다. 그는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이번 방문은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회사의 조선·방산 부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도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MRO 사업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미 한국 조선사 중 최초로 미국 해군과의 MRO 사업 계약을 두 차례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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