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한기평)가 최근 유상증자 계획 절회를 발표한 고려아연(010130)에 대해 재무 부담이 커졌다며 향후 집중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기평은 20일 보고서를 내고 고려아연에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며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고 발표했다. 부정적 검토는 등급 감시(평가 시점을 기준으로 향후 3개월 내 신용등급 변화에 대한 전망)의 한 종류로 기업 신용 등급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경우 적용된다.
고려아연이 지난 13일 유상증자 계획을 전면 철회함에 따라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신은섭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자사주 취득으로 인해 고려아연의 부채 비율은 올 9월 말 기준 44.6%에서 73.6%까지 상승할 전망”이라며 “기존 보유하고 있던 한화 주식 전량(543만 6380주)을 한화에너지에 약 1519억 원에 매각하는 등 재무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자기주식 취득 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경감 수준이 미미한 편”이라고 짚었다.
신 선임연구원은 아울러 고려아연이 향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기업이 순차입금을 줄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현금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인 EBITDA(이자·법인세·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차입금도 올 9월 말보다 1.7배 증가해 현재 설정된 등급 하향 요인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효성 있는 대안 제시와 원활한 이행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에는 등급 하향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경영권 분쟁이 끝나고 있지 않은 점도 신용등급 하향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 선임연구원은 “수소 사업,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신사업과 향후 투자 계획 등 중요한 경영 의사결정과정이 지배구조 변화 여부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어 중·장기 사업 및 투자 방향성에 대해서도 집중 관찰하여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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