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우리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 관세가 미치는 부작용을 적극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 장관은 20일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지현기 삼성전자 부사장 등 반도체 업계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반도체·조선 업계 릴레이 간담회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안 장관은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미국 신정부와 긴밀히 소통함으로써 불확실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미 정부 간 돈독한 협력 관계를 기초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엔비디아 등 미국 설계 기업의 제품이 대만 등 해외에서 제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 공급망 구조를 고려할 때 관세는 미국 기업과 산업에도 부담”이라며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이 같은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안 장관은 조선 업계와의 간담회에서는 한미 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 최규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조선 업계는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후 미군 함정 유지·보수 사업 등에 국내 주요 기업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 장관은 “조선 산업은 자동차·반도체 등 한미 양국이 활발히 협력해온 다른 분야와 달리 새롭게 개척되는 분야”라며 “양국의 법령·규제 등 산업 환경이 다른 만큼 더 빠르고 더 치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조선 신시장 개척의 기회를 잡기 위해 업계도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안 장관은 이날 방한 중인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도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안 장관은 “한미 양국 관계는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을 주축으로 경제동맹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미국 신정부하에서도 양국 간 첨단산업 투자와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관심과 지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안 장관은 이달 22일 철강 업계와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주요 5개 업종을 중심으로 릴레이 간담회를 열어 트럼프 행정부의 신통상 정책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산업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강도 높게 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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