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우려가 불거진 롯데케미칼(011170) 회사채 가격이 연일 크게 떨어졌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 2026년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케미칼 회사채 98억 원어치가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채권의 고유 금리)보다 74.7bp(1bp는 0.01%) 높게 거래됐다. 채권 금리가 높아졌다는 것은 해당 채권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채권이 거래됐다는 의미다.
내년 4월 만기인 롯데케미칼 회사채도 민평금리 대비 74.7bp 높게 거래됐다. 이 채권은 전날에도 장중 민평금리 대비 최대 85.1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지난 15일까지만 해도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매매 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1bp 높은 수준이었지만 주말 사이 롯데그룹 유동성 루머가 확산하며 가격이 뚝 떨어진 것이다. 롯데지주(004990), 롯데쇼핑(023530) 등 다른 롯데그룹 회사채들은 민평금리 대비 3~10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롯데케미칼 회사채 가격의 하락폭이 유독 큰 건 최근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대부분의 회사채에 기한이익상실(EOD) 선언 사유가 발생한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잔존 회사채 2조 2950억 원 중 2조 450억 원어치에는 △부채비율 200% 이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이자비용의 5배 이상이라는 조건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EOD 선언 사유가 발생한다. 롯데케미칼은 올 3분기 기준으로 EBITDA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롯데그룹 측은 “현재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음 주 중 사채권자집회 소집을 공고해 내달 중 사채권자 집회를 개최해 재무약정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리스크 확대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보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과거 사례(대한항공, 두산중공업, 한진중공업, 한국항공우주 등)를 감안할 경우, 재무약정 완화를 통해 해당 문제를 해결한 바 있기에 이번에도 사채권자 동의가 확보될 경우 재무 리스크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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