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점포가 5년 새 1200곳 가까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인구 10만 명당 점포 수는 주요 선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들의 금융 접근권을 보장하는 것은 금융 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며 공동·이동점포 등 대체 수단 활성화 등 접근성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업계와 소비자·장애인 단체 등이 개최한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 행사에서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물리적 점포 등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점포는 지난달 말 기준 5690곳으로 최근 5년간 1189곳이 사라졌다. 수도권에서 708곳, 비수도권에서 481곳 줄었다. 전체 폐쇄 점포의 69%는 4대 은행 점포로 △KB국민은행 26.3% △우리은행 24% △신한은행 22.9% △하나은행 18.8% 순으로 점포 폐쇄 비율이 높았다. 같은 기간 국내 은행 ATM 역시 2만 7157대로 9307개 줄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성인 인구 10만 명당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5개를 밑돌고 있다.
이 원장은 “점포 축소 과정에서 고령자, 장애인, 비도심 거주자 등 취약한 금융 소비자의 금융거래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고령층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디지털 금융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장애인의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동점포 등 점포 대체 수단 설치 협의 절차와 비용 분담 원칙 등에 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인공지능(AI) 점포 등 은행권의 점포 운영 전략 다변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등 제도적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고령자를 위해서는 은행·저축은행·신협 등에 도입된 ‘모바일 금융앱 내 간편모드’를 올해 신용카드, 내년 보험·증권 등 전 금융업권으로 확대한다. 또 금융회사의 장애인 응대 매뉴얼을 정비해 장애 유형별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금융거래 지원 제도의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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