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법 개정 명분을 강조하고 상설 특별검사 추진을 위해 ‘주가조작’ 문제를 띄웠다. 이달 들어 상한가를 네 번 기록한 삼부토건(001470)을 두고 “전형적인 주가조작 그래프”라고 말하며 자본시장 체제를 망가트리는 ‘작전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지적했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현장 간담회에서 국내 증시가 장기간 침체된 원인으로 ‘불공정한 시장’을 들며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삼부토건을 대표적인 주가조작 사례로 꼽았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 참석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시 1000원대였던 주가는 근 두 달 만에 최고 5500원(2023년 7월 17일 장중)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단체 채팅방에서 삼부토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며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상설 특검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 들어서도 악재는 계속됐다. 특히 8월 삼부토건이 반기 연결·별도 재무제표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검토 의견 관련 ‘의견 거절’을 받자 하한가로 추락, ‘동전주(주가가 1000원 미만인 종목)’로 전락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이 확실시되면서 재건주가 다시금 주목을 받자 이달 6일에만 무려 30% 급등했다. 이후 8일(29.97%), 11일(30.00%), 21일(30.00%)에도 큰 폭으로 오르며 이달에는 상한가만 네 번을 기록했다.
삼부토건이 1년 넘게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두고 이 대표는 “주식을 조금 아는 사람이 보면 주가조작인 게 딱 드러난다”며 “아주 전형적인 주가조작 그래프”라고 규정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삼부토건은 전장 대비 6.95% 하락한 115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고점 대비 79.07% 떨어진 수준이다.
이 대표는 주가조작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상법 개정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시에 상설 특검 추진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똑같이 투자하고 또 주식을 매입했는데 누군가는 부당하게 이익을 보고 선량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손해를 보는 상황이니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며 “특히 소형주 같은 경우는 이상거래를 포함해서 주가조작이 매우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가를 조작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행동은 자본시장 체제를 망가트리는 것”이라며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