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기술 학회에서 3년 연속으로 논문 채택 1위 국가 자리에 올랐다. 채택된 논문의 양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한국·미국·대만 등 주요국을 제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는 경기 성남시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ISSCC 2025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내용을 공개했다.
'ISSCC 2025' 행사는 국제 반도체 학회인 ISSCC가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회사는 물론 엔비디아·구글·테슬라 등 세계 최고의 '빅테크'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첨단 칩 설계 기술을 공유한다. 반도체 설계 올림픽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산업계와 학회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학회는 엄정한 심사 과정을 거쳐 우수한 논문들을 채택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중국은 92개 논문을 선택 받았다. 미국(55개), 한국(44개)등 2·3위 기업을 따돌린 압도적인 1위다. 2023년 행사에 이어 3년 연속 선두이기도 하다.
중국의 북경대는 15개 논문이 선정돼 기관별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인텔·TSMC 등 기라성같은 반도체 업체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유명 대학을 제쳤다.
ISSCC 2025의 아시아지역 의장을 맡고 있는 최재혁 서울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현지 대학의 칩 기술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면서 설계 수준이 무서운 속도로 올라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 심사에 참여했던 민병욱 연세대 교수는 "그간 중국 논문의 질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인정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중국 기술이 단연 선두"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번 행사에서 최첨단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400단 이상의 낸드와 4나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공개하고, SK하이닉스는 2테라비트(Tb) 용량의 쿼드레벨셀(QLC) 321단 기술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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