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사업 소득이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데다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일용 근로자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득 여건이 열악한 고령층 인구가 크게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했다.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25만 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9000원(3.4%) 줄었다. 2분기(-7.5%)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월평균 사업소득도 12만 1000원으로 1만 2000원(8.6%) 줄었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경제 취약 계층의 소득 여건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다만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제도와 같은 복지 정책으로 발생하는 공공이전소득은 11.5% 늘었다. 가족 등으로부터 받는 사적이전소득도 7.4%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위 가구의 전체 소득(118만 2000원)은 5.4% 늘었다.
고소득층의 소득 증가 폭은 더 가팔랐다. 5분위 가구(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154만 3000원으로 70만 원(6.5%) 증가했다. 근로소득(5.0%)과 사업소득(1.0%), 재산소득(34.2%)이 모두 늘었다.
소득분배지표는 나빠졌다.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69배로 1년 전 5.55배에서 소폭 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가 5분위 배율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가구 전체로 살펴보면 3분기 월평균 소득은 525만 5000원으로 4.4% 늘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근로소득은 3.3% 늘었고 사적이전소득이 11.3% 튀어 오르며 전체 소득 증가를 이끌었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와 달리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전체가 3분기에 포함돼 이전소득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혼인 건수가 늘어 경조사비가 증가한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 흐름은 평균소비성향에서도 확인됐다. 3분기 평균소비성향은 69.4%로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이다. 평균소비성향이 70%를 밑돈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균소비성향은 통상 70% 내외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 소비 활동이 소극적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소비를 유도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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