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 중 10명 중 3명은 청년층(25∼34세)으로, 1년 새 8만 6000명이 늘었다.
한국은행은 2일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나타난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구조적 요인과 경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청년층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2.7%에서 올해 3분기 29.5%까지 상승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 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 2000명으로 지난 1년 새 8만 6000명(+25.4%) 증가했다. 이중 1년 이내 쉬었음 인구를 분석한 결과 ‘자발적 쉬었음’과 ‘비자발적 쉬었음’의 기여율은 각각 28.2%, 71.8%로 나타났다.
청년층의 자발적 쉬었음은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 컸다. 청년층은 핵심 연령층(35∼59세)보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층 고용의 질이 팬데믹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학력 일자리 증가(수요)가 대졸자 증가(공급)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청년층의 하향취업률이 추세적으로 상승하며, 최근에는 20%를 상회하고 있다.
한은은 청년층 비자발적 쉬었음에 대해선 "팬데믹 당시뿐 아니라,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가 가파른 모습"이라며 "최근 청년층 고용 상황이 다소 악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발적 사유로 쉬고 있는 청년층은 주로 중소기업 중 300인 미만, 대면서비스업에 종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도소매,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등 IT 관련 업종에서도 청년층의 비자발적 쉬었음이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NEET·학업이나 일, 구직을 하지 않는 무직자)가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경우 근로희망 비율이 90% 수준이나, 1년이 지날 경우 동 수치는 50% 내외로 하락한다. 이로 인해 쉬었음 상태에서 취업에 성공할 확률(5.6%)은 실업 상태(26.4%)에서 보다 현저히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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