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중심으로 실용 소비를 중시하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제조·유통 일원화(SPA)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SPA 브랜드들이 로고는 없지만 깔끔한 디자인의 기본아이템(기본템)이나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한 ‘멀티 스타일링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에서는 티셔츠, 청바지와 같은 기본템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 21일까지 티셔츠 매출은 17%, 데님 라인 매출은 1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증가했다.
LF에서는 지난달 LF몰 내 '바라클라바 머플러'의 키워드 검색량이 작년보다 30% 증가했다. 후드와 머플러가 하나로 합쳐진 바라클라바는 날씨에 맞게 활용이 가능한 대표 멀티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요노 트렌드와 부합해 최근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LF는 설명했다.
상품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시즌이 지난 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아웃렛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올해 1∼10월 무신사 아웃렛 거래액은 작년 동기 대비 1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누적 구매 고객 수는 156% 늘어났다.
가성비 의류 판매에 주력하는 SPA 브랜드 매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파오의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고 올해 매출은 6000억 원을 넘을 전망이다.
스파오는 지난 10월 웜테크(발열내의) 가격을 출시가보다 낮춘 9900원에 선보이고, 베이직 푸퍼의 가격을 5년째 동결하는 등 '착한 가격'을 내세운 것도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은 지난 1월부터 지난달 10일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탑텐은 올해 730개 지점에서 97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PA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지난 1∼10월 오프라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배로 늘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SPA 상품들은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선호하는 곳들이 많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요노 트렌드에 부합한다"며 "이에 SPA 브랜드는 불황과 이상기후에 패션·의류업계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홀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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