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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세계 최초 로봇·센서 활용 방사성핵종 분리 장치 개발

방사성폐기물 처리 필수작업

작업속도 3배↑, 회수율 최고 97%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해 필요한 핵종 분리 작업을 로봇과 센서를 통해 효율화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종광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로봇과 센서를 활용한 핵종 분리 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애널리티컬 케미스트리’에 이달 11일 게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핵종 분리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핵종 분리는 방사성폐기물에 섞인 테크네튬, 스트론튬, 철, 나이오븀, 니켈 등 핵종별로 반응하는 시약을 넣어 각 핵종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방식은 펌프와 밸브, 다수의 튜브로 이뤄진 복잡한 장치를 사용해야 하고 일정 시간에 따라 밸브를 조절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밸브와 튜브에 방사성 물질이 남지 않도록 매번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는 액체 취급 로봇으로 시약을 투입한다. 시약 반응으로 분리된 시료는 각각 구분돼 다음 계측 과정을 위해 모여진다. 로봇 덕분에 시료가 잔류하거나 막힐 우려가 있는 밸브가 필요 없어졌고 튜브 사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방사성 시료와 접촉하는 구성품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어 시료 잔류로 인한 교차오염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핵종 분리 용기에 비접촉 센서도 최초로 적용했다. 센서는 시약이 모두 투입된 것을 감지해 분리 용기 내부의 흡착제에 핵종이 흡착되거나 분리되는 과정이 끝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기존에 설정한 시간만큼 펌프를 작동하는 방식보다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존 방식보다 3배 빠르게 분리하면서도 83~97%에 달하는 높은 핵종 회수율을 달성했다. 류재수 원자력연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장은 “향후 기술 상용화를 통해 원자력 시설의 운영이나 해체 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을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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