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된 가운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악의 상황까지 전개되지 않았고, 국내 증시와 환율이 이미 극심한 저평가 상태인 만큼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4일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인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한 만큼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원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 야간선물 시장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특히 국내 증시와 환율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날 오후 10시 28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해제될 때까지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402.9원으로 주간 종가를 기록했으나 비상계엄 선포 직후 1442.0까지 올랐다가 1425.0원으로 마감했다. 미국에서 거래되는 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인 EWY는 장중 –7.1%까지 급락했다가 –1.59%로 하락 마감했고, 야간 선물도 장중 –5.48%까지 급락했다가 –1.80%로 끝났다. 당국은 전날 오후 11시 40분 긴급 거시 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개최한 이후 이날 오전 7시 30분 증권시장과 파생상품시장 등을 정상 운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 입장으로서는 블랙스완급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행”이라며 “6시간 만에 계엄 사태가 종료되긴 했으나 금융시장의 가격 레벨이 전일 장 마감 당시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 자체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로 향후 단기적인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국내 증시 개장 이후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은 불가피할 수 있겠으나 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만큼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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