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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상장사 시총, 인도의 절반 수준…혁신 생태계 구축 서둘러야"

김재구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영과 미래' 제언

韓 상장사 평균 시총 6.3억弗

"전체 합쳐도 애플 절반도 안돼"

R&D·스타트업 창업 독려 당부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 제공=명지대




한국 증시 상장사의 평균 시가총액이 인도의 절반에 불과해 기업과 대학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경제학계에 따르면 김재구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전 한국경영학회장)는 6일 ‘한국경영연구원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경영과 미래’라는 주제로 이 같은 제언을 밝힐 계획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김 교수의 발제에 따르면 한국 상장사의 평균 시총(11월 20일 기준)은 6억 3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93억 3000만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약 7% 수준이다. 신흥국 시장으로 분류되는 인도의 평균 시총(11억 5000만 달러)과 비교해도 55% 정도에 그친다. 김 교수는 “한국 전체 상장사의 시총은 미국 애플 한 곳의 절반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혁신 생태계 주도 경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는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가 말하는 혁신 생태계 주도 경제는 대학·기업·정부가 서로 협력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유도하고 연구개발(R&D)과 스타트업 창업을 독려하는 것을 뜻한다. 전통적인 경제성장 이론에서 생산 효율성 향상과 각 기업의 폐쇄적 지식재산(IP) 독점을 전제하는 것과 달리 산업계·연구기관·정부 간 유기적인 협업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미국이 현재 견조한 경제성장을 보이는 것도 혁신 생태계 구축에 가장 먼저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미국 정부가 오래전부터 혁신 생태계 구축 전략을 꾸준히 펼쳐왔다는 데 주목한다. 그는 “미국 정부는 2009년 미국국가혁신전략(A Strategy for American Innovation)을 통해 혁신 생태계 주도 경제로의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며 “이후 정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15년간 이 전략은 일관되게 유지해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 달러를 넘기는 데 기여했다”고 해석했다. 미국국가혁신전략은 R&D 투자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 강화 및 관련 제도 개선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의대가 없는 조지아공대만 해도 2022회계연도에 서울대의 3배에 달하는 12억 3000만 달러의 연구비를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미국과 달리 아직 스타트업 생태계나 산학연 협력 측면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진단이다. 특히 정부가 개별 기업과 대학의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지 못했다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과 사업개발전문회사(BDC) 제도를 활성화해 각 기업·대학의 혁신을 지원해야 한다”며 “특히 대학 경쟁력이 곧 첨단산업과 정부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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