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경제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히며 현재의 성장률 전망과 금리 경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에도 경제 성장률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굉장히 단기적으로 비상계엄이 해제됐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흔들렸지만, 경제 성장률은 그대로라고 본다”며 “성장률 전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 흐름도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의 충격도 있지만, 해외에서 충격이 컸다”며 “이번 계엄사태는 정치적인 이유이며 경제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니어서 한국의 대외 신용도가 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전날 발표한 한은의 ‘필요시 국고채 단순 매입’ 등에 대해서는 “양적완화와는 전혀 관계가 없고 금리가 외부적 충격에 의해 급격히 변동할 경우를 대비해 공개시장조작으로 방향을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실제 시장에서 패닉이 이뤄지지는 않았고 외국인의 국채 매수도 이어지고 있다”며 “그런 사태가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 시스템을 만든 것으로 이해해달라”고도 했다.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계엄 사태가 당연히 부정적 뉴스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10원으로 약간 오른 상태지만, 이후 새 쇼크가 없다면 천천히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 등 탄핵 정국의 경제적 충격도 제한적으로 평가했다. 이총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도 데이터를 보면 경제엔 중장기적 영향이 크게 없었다”며 “그때도 2분기 연속 시위가 많았지만, 경제적 충격이 작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을 보면 경제 부분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정도로 길게 갈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과거 경험에 비춰 기대하는 것은 정치 프로세스와 경제 프로세스가 분리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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