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자리 증가 규모가 역대 가장 적은 20만 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일자리가 처음으로 감소한 데다 자영업자의 폐업이 이어진 영향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 수는 총 2666만 개로 전년보다 20만 개(0.8%) 증가했다. 신규로 약 298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지만 약 277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결과다. 2016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증가 폭으로, 2022년에는 87만 개의 일자리가 늘며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가 1년 만에 역대 최저 폭으로 증가세가 급감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에서 일자리가 4만 개나 줄며 고용의 질도 악화됐다. 기업 생성·확장에 따라 신규 일자리가 22만 9000개 만들어졌지만, 기업 소멸·사업 축소 등으로 27만 1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일자리 중 대기업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6.6%에서 2023년 16.5%로 줄었다. 반면 지난해 중소기업 일자리는 15만 3000개 늘었다.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일자리가 감소하는 경향도 관측됐다. 도·소매 일자리와 운수·창고 일자리 수가 각각 4만 개, 5만 개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시장 침체 이후 2022년도에 큰 폭으로 일자리 수가 증가하다가 현재 많이 둔화된 상황으로 보인다”며 “2022년도에 많이 늘었던 자영업자가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는 20대와 40대의 일자리가 두드러지게 줄었다. 20대 일자리는 1년 새 8만 개가 감소했고, 40대 일자리는 11만 개나 증발했다. 30대와 50대 일자리는 각각 전년 대비 1만 개, 2만 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60대 일자리는 38만 개가 늘었다. 지난해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은 노인 일자리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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