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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석탄기업' 투자 줄인다…매출비중 30~50% 넘으면 제한[시그널]

24일 기금운용위원회 열고 의결 예정

시장혼란 감안해 시행 시기 조정할듯

포스코·LX인터·두산에너빌 등 영향

석탄 화력발전소 이미지. 기사 내용과 구체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서울경제DB






국민연금이 석탄을 이용해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투자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 2021년 ‘탈석탄 운용 정책’을 선언한 뒤 약 3년 만이다. 글로벌 기준에 맞춘 기후변화 대응 투자 전략을 수립했다는 게 국민연금 측 입장인데, 국민연금 투자를 받고 있는 포스코와 LX인터내셔널(001120)(구 LG상사) 등 석탄을 활용하는 대기업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고 석탄채굴·발전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 범위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기금위는 1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계엄령 사태 등 내부 사정으로 인해 한 차례 회의가 미뤄졌다.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적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기금위는 석탄 매출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방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비중은 30~50%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수준을 감안한 것이다. 실제 노르웨이 국부펀드 GPFG와 네덜란드 최대 연기금 ABP는 각각 매출 비중 30% 이상인 기업에 투자를 제한하거나 20% 이상인 기업에 단계적으로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투자 기업이 구체적인 탄소 중립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경우 투자를 제한할 지 여부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전력공사 뿐 아니라 포스코와 LX인터내셔널, 두산에너빌리티(034020)(두산중공업) 등이 이번 조치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들의 구체적인 석탄 활용 산업 매출 비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환경단체 우르게발트가 올해 10월 공개한 '2024 GCEL'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고 국내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 1위로 나타났다. 그 밖에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석탄 채굴 사업을 진행 중이고, 두산에너빌리티는 석탄 화력발전 설비 제작과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국민연금의 석탄 관련 기업 투자 규모가 전 세계 연기금 중 3위 수준으로 높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국민연금은 한국전력공사가 발행한 채권 약 23%를 보유하고 있고 주요 기업별 주식은 △포스코홀딩스 7.28% △LX인터내셔널 8.51% △두산에너빌리티 6.85%를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당초 2021년 5월 탈석탄 운용 정책을 선언했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점을 감안, 시행을 미뤄왔다. 공단은 국내외 탄소배출 상위 기업 투자액을 2022년 32조1401억 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44조9682억 원으로 되레 12조8281억 원 늘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글로벌 기후 대응 평가 기관인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가 올해 5월 구체적인 실천 수단 마련을 요구하는 등 기준을 상향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갑작스런 변화 시 시장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시행 시기를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존 투자와 신규 투자를 구분해 단계적으로 투자 제한에 나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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