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양증권(001750) 인수 관련 최소 5년간 직접 경영하고 매각한다. 다만 매각 대상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KCGI 측은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통과를 위해 세부 조건을 막판 조율중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신청서를 조속한 시일 내 제출할 계획이다. 늦어도 이달 내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9월 한양대 재단과 한양증권 지분 29.59%(376만 6973주)를 주당 5만 8500원, 총 2204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석 달째 대주주 심사 소식이 전해지지 않으며 인수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시장 우려가 나왔다.
그간 대주주 심사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던 건 KCGI와 OK금융그룹 간 이견을 좁히기 어려워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인수 후 경영방식 및 기간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해 왔다. 인수 후 KCGI는 최소 5년간 직접 경영하고 매각할 방침이었다. 시장에서는 OK금융그룹에 매각하는 게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매각 대상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이번 한양증권 인수에 약 1000억 원을 출자한 OK금융그룹은 수년간 증권업 진출을 시도해왔다. 2015년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과 2016년 리딩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했고 2017년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인수전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업 중심의 사업 구조가 문제가 되며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OK금융그룹은 2014년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 인수 당시 2024년 말까지 대부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주력 계열사인 러시앤캐시의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했지만 대부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6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친동생 최호 씨가 운영하는 비콜렉트대부가 여전히 영업 중이라는 점도 금융 당국의 우려 사항이다. OK금융그룹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콜렉트대부 정리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OK금융그룹이 그간 증권업 진출을 오랫동안 염원했던 만큼 한양증권 출자는 유지하면서 당국의 입장 변화를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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