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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경고 "盧·朴 탄핵때보다 한국 경제 안좋다"

"中호황·반도체 훈풍 이번엔 없어"

내년 성장률 1.8%서 하향 가능성

유라시아그룹 등도 경제타격 우려

지난달 29일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미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현재 한국이 처한 경제 상황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보다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 등 다른 해외 평가 기관들 역시 계엄·탄핵 등 정치적 리스크가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9일 IB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계엄령 사태에 따른 거시·정책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한국의 하방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과거 탄핵 정국이 펼쳐졌던 2004년에는 중국 호황이, 2016년에는 반도체 사이클의 강한 상승에 따른 외부 순풍이 (한국 경제를) 뒷받침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골드만삭스가 지난달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1.8%는 유지했지만 이번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성장률이 1.8%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졌다고 분석한 것이다. 골드만삭스 측은 “2004년, 2016년과 달리 2025년에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고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한국은 외부 역풍에 직면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다른 해외 기관 역시 정치 리스크가 경제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BI 측은 5일 분석 보고서를 내고 내년 1분기에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1분기보다 19% 감소한 83만 명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 불안이 커지면서 관광객들이 방한 시기를 음력 설 연휴까지도 미룰 수 있다는 것이다. 유라시아그룹 측은 8일 보고서를 통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더 불안정한 위기를 막더라도 정치적 마비는 이미 성장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치 리스크를 제외하더라도 한국 안팎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KDI는 이날 ‘경제동향 12월호’를 발표하고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국제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의 내수 둔화·부진 판단이 지난해 12월부터 1년째 이어지는 모습이다. KDI 측은 수출 하방 리스크도 우려했다. KDI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국제 통상 환경 악화는 수출에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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