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 구조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사진)’호가 9일 부산외항에 입항했다. 다음 주에는 첫 시추지인 대왕고래 구조에서 예정대로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웨스트 카펠라호는 부산 영도 앞바다 인근인 부산외항에 정박한 뒤 보급 기지인 부산신항으로부터 7~8일간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할 계획이다. 이르면 17일 시추 작업이 시작될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해수면 아래 1㎞ 이상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 시료 암석층을 확보하는 데 2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본다. 시료의 암석과 가스 등의 성분을 기록·분석하는 이수검층 작업은 세계 1위 시추 기업인 슐럼버거가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국정브리핑에서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있는 총 7개 유망 구조에서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이라고 직접 발표한 지 반년 만에 첫 시추공을 뚫게 됐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첫 시추 사업의 정부 출자 예산 497억 원을 전액 삭감한 데다 이달 초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사태까지 터지면서 자금 조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웨스트 카펠라호 이용 계약 규모만 3200만 달러(약 440억 원)에 달한다. 내년 상반기쯤 공개될 1차 시추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2차 시추부터는 추진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울 듯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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