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모펀드의 의결권 행사율이 다소 개선되고 있으나 주요 연금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예상되는 만큼 내년 1분기 정기 주주총회 기간에 충실한 의결권 행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은 올 2분기 공모펀드의 의결권 공시 대상 법인에 대한 의결권 행사 현황을 점검한 결과 의결권 행사율은 92.5%, 반대 의견 행사율은 5.7%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 행사율은 지난해의 경우 2분기 0.7%, 3분기 0.6%에 머물렀다가 올 들어서는 1분기 5.0%, 2분기 5.7%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21.8%), 공무원연금(11.4%) 등과 비교해서는 수탁자 책임 이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튜어드십 코드 채택 여부에 따라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율도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한 14개 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율은 99.3%이고 의결권을 행사했을 때 반대한 경우는 6.9%를 기록했다. 반대로 이를 채택하지 않은 AK파트너스·유경PSG·이지스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는 의결권 행사율이 60.9%, 반대율은 0%로 나타났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가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일곱 가지 세부 원칙과 안내 지침을 말한다.
금감원은 제반 인프라가 갖춰진 공모운용사의 의결권 행사 실태로 정기 주총 시즌 대비 업무량이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각 운용사들이 내년 1분기 펀드 의결권이 충실히 행사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내년 분기별·운용사별 펀드 의결권 행사 비교·공시 시스템을 마련해 투자자의 성실한 수탁자 판단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주요 안건에 대한 운용사별 의결권 행사 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운용사들이 기업 경영 문화의 선도자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사모펀드, 행동주의 펀드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이슈가 되면서 내년 1분기 정기 주총 시즌에서 펀드의 충실한 의결권 행사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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