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다음날로 예정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를 기다리며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구글의 양자컴퓨터 개발 소식에 보안체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한 때 급락하며 출렁였다. 지수 전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애플과 알파벳, 테슬라 등 주요 기술 기업의 주가는 상승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4.10포인트(-0.35%) 하락한 4만4247.8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17.94포인트(-0.3%) 내린 6034.9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9.45포인트(-0.25%) 떨어진 1만9687.24에 장을 마감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지난 한 주 동안 시장의 변동폭은 줄어들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단순히 12월 중순의 전통적인 계절적 약세인지 지켜보고 있으며 연말 랠리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다시 늘어날 지 기대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연준 인사들이 12월 통화정책 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관련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 거물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는 전날 2.95%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2.69% 내린 135.07달러에 마감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이틀 연속으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애플은 0.41% 오른 247.77달러에 마감했다. 시티그룹은 애플을 2025년 최우선주(Top Pick)로 선정하고 “서비스 사업이 확대되고 제품 판매는 약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그린의 주가는 17.74% 폭등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그린이 사모펀드 시카모어 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모건스탠리의 분석 애덤 조내스가 목표가격을 310달러에서 400달러로 상향조정하면서 2.87% 상승했다. 종가는 400.99달러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5.32% 급등했다. 전날 구글이 10 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걸리는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런티어는 물론, 5년 전 구글이 1만년 걸리는 문제를 몇 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발표한 성능보다 크게 빠른 속도다.
다만 이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고공행진을 하던 가상자산은 이날 출렁였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1% 오른 9만6736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한 때 9만43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구글의 양자컴퓨터 개발 발표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양자컴퓨터의 빠른 연산력을 이용해 이용자의 개인키를 추론해내거나 채굴 시간 10분 이내에 여러건의 중복 거래를 진행해 네트워크의 불안정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전문가들이 윌로우의 성능을 고려하더라도 비트코인에 위협이 되는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여전히 수십년 이상 더 걸릴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회복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국채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2bp(1bp=0.01%포인트) 오른 4.146%를 기록했다.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2.1bp 올라 4.219%를 기록했다. 마켓웟치는 “이날 미국 정부 채권 거래는 비교적 조용했는데, 투자자들이 11일 예정된 주요 이벤트인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연간 CPI가 10월 2.6%에서 2.7%로 상승하고 월별 CPI 변동률은 전월 0.2%에서 0.3%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연간 기준으로는 3.3%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전스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무디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높고 핵심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COMC)의에서 금리 인하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연준 내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가 충분해 예상보다 전체적인 금리 인하 속도가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유가는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 속에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22달러(0.32%) 높아진 배럴당 6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05달러(0.07%) 오른 배럴당 72.1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2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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