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의료기기 제조 업체 리브스메드가 기업공개(IPO) 시점을 올해 말에서 내년 1분기로 늦췄다. 올 들어 지속되고 있는 공모주시장 한파와 정치 불안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브스메드는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함께 내년 초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회사는 당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제반 절차를 준비하다가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해를 넘기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리브스메드는 의공학 박사인 이정주 대표가 2011년 설립한 기업이다. 외과수술에 활용되는 복강경수술 기구를 개발해 판매한다. 복부나 흉부를 절개하는 대신 0.5~1.5㎝ 크기의 작은 구멍을 뚫고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내시경을 넣어 수술할 수 있는 기구다. 이중 관절 구조로 만든 집게를 여러 각도로 사용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리브스메드는 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다수의 국내 벤처캐피털(VC)과 전략적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유치했다. 시드(종잣돈) 투자를 시작으로 2020년 ‘시리즈D’까지 상장 전 투자 과정에서만 총 6단계에 걸쳐 총 411억 원의 외부 자금을 확보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현대투자파트너스, K2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인터베스트 등이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를 여러 차례 받으면서 리브스메드의 몸값도 높아졌다. 현재 리브스메드가 목표로 삼은 상장 시 기업가치는 1조 원이다. 이는 지난해 타임폴리오가 투자할 당시 매겼던 기업가치 7000억 원보다 3000억 원이나 많은 수준이다. 리브스메드에 투자한 재무적 투자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회사의 기업가치가 5년 안에 10조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상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데카콘’ 기업에 도전하는 셈이다.
리브스메드는 지난해 17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22년(97억 원)의 두 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룬 바 있다. 다만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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