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우리산업은 미래 먹거리로 ‘전기차 사용후배터리 재사용·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배터리 상태를 판단하고 등급을 평가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이 상당해 어려움에 처했다. 사용후배터리 시장이 아직 충분히 성장하지 않아 수익 창출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산업은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하던 찰나에 든든한 조력자를 만나게 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사용후배터리를 적용한 팩시스템 및 상태 신속 진단, 잔여 수명 예측이 가능한 전용 장비 공동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전해온 것이다.
우리산업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협력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진행한 ‘중견기업·공공연구기관 개방형 혁신 지원 사업’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KIAT는 제조·기술력을 갖춘 중견기업과 우수 연구 역량을 보유한 공공연구기관을 매칭해 혁신적 연구 개발(R&D)을 돕는 사업을 5년째 진행 중이다. 2020년 처음 선보인 이 사업에는 5년간 누적 103개의 중견기업(연간 20개 안팎의 기업)이 참여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에는 미래 모빌리티, 반도체, 2차전지 분야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 추진을 목적으로 중견기업 20곳과 공공연구기관 9곳이 공동 기술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자체적으로 총 1412억 원에 달하는 후속 투자 계획도 내놓았다. KIAT는 국내 중견기업과 해외 연구기관 간의 협력도 지원하는 등 지원 시스템도 확대하고 있다.
중견기업과 연구기관 간의 공동기획 연구과제 중 우수 프로젝트에는 자금도 지원한다. KIAT는 ‘기술혁신챌린지’ 사업을 통해 공동기획 과제 중 일부에 대해 R&D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선정된 과제당 2년간 10억 원 이내의 자금이 지원된다. KIAT는 다음 달 선정 사업을 공고할 예정이다.
민병주 KIAT 원장은 “역량이 우수한 중견기업의 저성장 극복과 대기업 중심 경제 리스크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중견기업이 공공연구기관을 포함해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을 확대한다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책을 보다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는 ‘제10회 중견기업인의 날’을 맞아 기념식이 열렸다. 참석한 중견기업은 향후 3년간 매년 투자 40조 원, 수출 1300억 달러, 신규 일자리 30만 명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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