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증시가 죽을 쑤는 가운데 정치테마주만 급등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트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도주가 사라진 시장에서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치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파스넷(173130)은 전 거래일 대비 1900원(21.21%) 내린 706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디티앤씨알오(383930)도 20.00% 하락한 5720원에 마감했다. 오파스넷과 디티앤씨알오는 각 회사의 임원진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표적인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날 한 전 대표가 선출 146일 만에 당 대표직에서 사퇴하자 관련주도 일제히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가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주목을 받으며 디티앤씨알오·오파스넷을 비롯한 태양금속(004100)(20.36%), 대상홀딩스(084690)(12.42%) 등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인 이스타코(015020)(23.54%), 동신건설(025950)(20.47%), 에이텍(045660)(20.05%) 등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단기간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오리엔트정공(065500)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려 490% 이상 폭등했다. 특히 이 대표 관련주 대다수가 투자 경고 종목으로 분류된 만큼 상승세가 꺾을 수도 있다는 불안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리엔트정공의 경우 투자 위험 종목으로 지정되며 이달 11일에 이어 이날도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반면 비상계엄 사태부터 탄핵 정국까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우원식 국회의장 테마주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뱅크웨어글로벌(199480)은 전장 대비 29.93% 오른 7250원에, 효성오앤비(097870)는 29.86% 상승한 7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뱅크웨어글로벌은 대표가 우 의장과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고 효성오앤비는 본사가 우 의장 지역구(서울 노원구)에 위치해 테마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에 주도주가 사라진 상황 속에서 차기 정권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별 종목 위주의 롤러코스트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이사는 “탄핵소추안 의결 이전까지는 국내 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정치테마주가 들썩였다”며 “이제는 조기 대선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대형 종목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는 실종됐다”며 “투자자들이 잠재적 대선 주자별 수혜주를 중심으로 수익 실현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