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5년간 연평균 1.8%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2040년대에는 1% 미만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공개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에 따르면 2024~2026년 잠재성장률은 2%로 추정됐다. 2000년대 초반 평균 5%에 달하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연평균 3.4%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016~2020년에는 2.6%로 하락한 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1%로 떨어졌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잠재성장률은 2025~2029년 연평균 1.8%로 하락하고 2030~2034년 1.3%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2035~2039년에는 1.1%,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 구조적 요인과 더불어 총요소 생산성 저하 등이 복합 작용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해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은은 총요소 생산성을 높이면 2040년대 후반 잠재성장률은 기존보다 0.7%포인트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총요소 생산성은 자본·노동 등 기본적 투입 요소 이외에 기술 발전, 경영 효율 개선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한 생산성을 뜻한다. 한은은 인공지능(AI) 등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창업 지원, 돌봄 서비스 등 노동정책 개선 등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면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이 기존 전망보다 높아진다”며 “2030년대 전반의 잠재성장률은 1.8%, 2040년대 후반에는 1.3%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기존 전망보다 0.6~0.7%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와 더불어 출산율 제고와 여성·고령층 노동생산성 개선이 잠재성장률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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