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내년 1월부터 원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외평채)을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원화 표시 외평채를 발행하는 것은 2003년 이후 22년 만이다. 외평채는 정부가 원·달러 환율 안정을 목표로 조성한 외국환평형기금의 재원으로 사용된다.
기재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및 1월 원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계획’을 발표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일 ‘주식·사채 등의 전자 등록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고 관련 예산이 확정돼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 여건이 마련됐다”며 “첫 발행일은 다음 달 24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18조 원 규모의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 계획을 세웠지만 관련 입법이 늦어지면서 발행 시점이 내년으로 밀렸다.
정부는 시장 형성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은 물량을 배정했다. 1분기에 연간 발행 물량의 12~15%를, 상반기 중에는 40~45%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연간 발행 물량은 2025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연간 한도 20조 원 내에서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의 발행 물량이 상반기에 집중돼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1월 중에는 8000억 원 규모의 원화 표시 외평채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시장에 풀린다. 기재부에 따르면 내년 발행하는 원화 표시 외평채는 모두 1년물로 매달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원화 외평채 도입을 통해 연간 약 1000억 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화 외평채의 발행 및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은 31일 공포될 ‘원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의 발행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입찰일시와 방식 등은 입찰일 3일 전까지 공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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