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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1500원 가능성"…외국인 불안 잠재울 특단책 시급

■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후 최고

올 달러 대비 원화가치 12% 하락

잠재성장률 제고 등 체력 키워야

하나은행 내 시황 전광판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460원 선을 넘겼다. 전문가들은 한 권한대행 탄핵 이슈 등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원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연초 이후 12.69% 하락했다. 엔화(-11.04%), 유로화(-5.59%), 위안화(-2.80%), 파운드화(-1.19%) 등 주요국 통화 대비 하락 폭이 크다. 이는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뿐 아니라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반영되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을 맞아 수급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로 원화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직면했다”며 “외국인의 국내 주식 및 채권 순매도 움직임이 지속되며 달러 유출 압력이 높아졌고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 우려도 원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글로벌 달러 강세 상황에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계속 쌓이니 환율이 위험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야당이 추진하는 한 권한대행의 탄핵이 이뤄질 경우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할 위험성이 생길 것으로 우려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이후 야기된 동맹국의 불안을 한 권한대행이 간신히 잠재웠는데 다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바뀌는 등 혼란이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 등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형중 우리은행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 권한대행 탄핵안이 발의돼 가결에 이른다면 연초 환율 1500원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안정을 위해 촌각을 다투는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탄핵 정국으로 불안 양상이 이어질 경우 환율 불안은 2007년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연구원은 “2009년 3월 16일 당시 장중 고점은 1488원이었다”며 “내년 초 글로벌 금융위기에 준하는 환율 수준을 맞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경제의 성장률 제고 등도 시급하다는 평가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5년 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며 견조해 보였던 경제 펀데멘털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더라도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원화 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연체율은 계속 오르고 소비는 위축되면서 금융기관들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정치적 안정을 빠르게 되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경제정책도 뒷받침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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