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크리스마스 미국프로풋볼(NFL) 생중계를 성황리에 마친 데 이어 ‘역대 최고 히트작’ 오징어게임2를 공개하며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등 경쟁 서비스와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는 스포츠 생중계와 ‘검증된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내 ‘원조’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5일(현지 시간) 넷플릭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열린 NFL 2경기를 연속 생중계했다. 넷플릭스가 NFL 경기 생중계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이번 경기를 포함한 3년간 크리스마스 중계권에 1억 5000만 달러(약 2200억 원)를 지불했다. 지난달 넷플릭스가 생중계한 마이크 타이슨의 권투 경기에 6500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가 몰리며 접속 장애가 벌어졌던 탓에 우려가 컸으나 결과는 대성공에 가깝다. 뉴욕포스트는 “10여 초간 진행자 음성이 안 들리는 등 사소한 문제는 있었으나 대체로 스트리밍이 지연 없이 선명하고 높은 품질로 제공됐다”고 평가했다.
내년 1월부터는 프로레슬링 WWE를 매주 월요일 선보이며 스포츠 중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승부수다. 저스트워치에 따르면 9월 현재 미국 내 OTT 점유율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22%, 넷플릭스 21%, 맥스(HBO) 13%, 디즈니플러스 12%, 훌루 10%, 파라마운트플러 9%순이다. 아마존 무료 배송과 ‘묶음 상품’으로 제공되는 프라임비디오가 가성비를 앞세워 넷플릭스를 제친 것이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는 넷플릭스와 달리 다른 OTT와 스포츠 중계를 함께 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하다. 아마존을 필두로 하는 연합 전선의 공세에 위기감이 커진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라는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스포츠 중계는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 OTT 자체 제작 콘텐츠는 오랜 제작 과정에도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지만 스포츠 중계는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 OTT의 새 수익원으로 떠오르는 ‘광고’를 붙이기에도 좋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넷플릭스가 스포츠를 통해 ‘광고 플랫폼’임을 내세우며 광범위한 광고 유치에 나서고 있다”며 “이날 중계한 두 게임 모두 광고가 매진됐다”고 전했다.
경기 중에 콘텐츠 마케팅을 결합할 수도 있다. 실제 넷플릭스는 이날 NFL 경기 중계 도중 오징어게임2 등장 인물 복장을 입은 관객들을 비춰주며 같은 날 공개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디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지닌 최대 장점은 누적 22억 시간 이상 시청된 오징어게임 등을 포함한 ‘검증된 지식재산권(IP)’”이라며 “IP의 힘에 안정적인 시청자층이 보장된 스포츠 중계를 앞세워 위상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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