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휴 직후 뉴욕 증시가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지우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예상보다 크리스마스 휴장 전 지수가 강세를 보인 데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는 분석이 따른다.
26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7% 오른 4만3325.80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04% 내린 6037.59, 나스닥종합지수는 0.05% 하락한 2만20.36을 기록했다.
크리스마스 휴장에 앞서 두 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보인 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3일과 조기 폐장한 24일 양일간 다우지수는 1%, S&P500은 1.8%, 나스닥은 2.3%가량 오른 바 있다. 24일 S&P500은 1.10% 상승했는데, 이는 1974년 이후 크리스마스 이브 중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이날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며 산타랠리에 기대감은 크게 꺼졌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후 연말까지 5개 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1950년 이후 S&P500의 산타랠리 기간 수익률은 1.3%로 일반적인 7거래일 평균 수익률인 0.3%를 1%포인트 앞선다.
증시를 이끌고 있는 빅테크주식이 부진한 점이 걸림돌이다. 이날 매그니피센트7(M7) 중 상승한 종목은 애플(0.32%)뿐이었다. 테슬라는 1.76% 하락했고, 엔비디아를 위시한 타 종목은 1% 미만 소폭 하락했다. LPL 파이낸셜은 "M7이 미국 대선 이후 현재까지 20% 가량 상승하며 S&P500 시가총액 가중지수 등을 크게 앞질렀다”며 “M7이 11월 5일 이후 S&P500지수 상승폭의 85%를 기여했다”고 전했다. M7이 부진할 시 지수 상승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경제지표도 명확한 방향성을 주진 못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15~21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조정 기준 21만9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1000명 줄었다. 한달만의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이던 22만3000명을 밑돌았다. 다만 직전주까지 연속적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이 191만 명으로 전 주보다 4만6000명 늘어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시장 예상치이던 188만 명을 넘어섰다. 당장 해고 당하는 사람은 줄고 있으나 재취업이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68% 하락한 배럴당 69.62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2월 인도분은 0.43% 내려 배럴당 73.26달러로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한때 108.3까지 올랐으나 미 동부시간 오후 5시 30분 현재 108.1을 기록 중이다.
마이클 진 UBS 자산운용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금 증시는 일년 중 가장 졸린 때로 기관 투자자들은 거의 거래를 않고 있고 소액 투자자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때문에 연말 장세가 새해 초 시장 향방을 시사한다고는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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