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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내년 상반기 중 지속가능성 공시 도입 시기 등 발표”

■지속가능성 공시 전문가 간담회

美·EU 등 일정 고려해 시점 조율

트럼프 행정부서도 압력 지속 전망





금융위원회가 지속가능성(ESG) 공시 기준과 도입 일정을 내년 상반기 중 발표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동향을 살펴보면서 공시 도입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30일 금융위는 ‘지속가능성 공시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지속가능성 공시 관련 주요국 정책 동향과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고 제도 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중 공시 기준과 로드맵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연내 도입 시점을 발표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주요국들이 신중하게 준비 중인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성 공시를 가장 빠르게 추진 중인 EU 회원국 27개국 중 12개국만 기후공시 법제화를 마무리한 데다 미국에서도 관련 소송 제기 가능성 등으로 도입을 보류 중이다.

국내에선 4월 공개 초안을 발표한 이후 기업·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속가능성 공시 도입 과정에서 높은 제조업 비중과 수출 의존도라는 특수성고 고려해야 하지만 공시를 준비하는 기업의 예측 가능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엔 지속가능성 공시 관련 주요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경감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도입 일정도 발표하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공시 제도를 준비해야 하는 기업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공시 기준과 일정이 내년 상반기 중 제시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영국·일본 등 주요국도 내년 상반기 중 주요 일정을 확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변수이나 관련 공시가 필수 요구사항으로 자리를 잡은 만큼 자본시장 압력은 정책과 무관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기업 부담이 높은 ‘스코프(Scope)3’ 등은 시행 필요성이 있으나 공시 비용이나 소송 리스크 등을 감안해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코프3은 기업의 가치 사슬에서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공시하는 것이다.

이날 한국회계기준원은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온·오프라인 교육으로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도 지속가능성 공시 정보가 실질적인 투자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지속 가능 금융 관련 의결권 행사나 투자 감소에 대한 시장 우려가 있지만 2050 탄소중립 선언 등을 감안할 때 지속 가능 금융은 비가역적인 흐름”이라며 “기업과 투자자 모두 환경 변화로 투자 가치가 급락해 부채로 전환할 수 있는 좌초자산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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