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가 롯데알미늄 기업어음의 신용등급을 10여 년만에 하향 조정했다. 주력 산업 전방 수요 저하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 장기화와 해외 생산시설 투자로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는 이유에서다.
한신평은 30일 보고서를 내고 롯데알미늄의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이 롯데알미늄의 신용등급을 내린 건 지난 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2차전지 시장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의 연결 기준 올 3분기 누계 영업 손실액은 20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 넘게 증가했다. 김규완 한신평 연구원은 “공급 과잉과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자재 가격 차이) 축소로 알루미늄(알미늄)과 제관 부문에서 영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시장 침체에 따른 양극박 수요 저하로 헝가리 법인 또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원화 표시 알루미늄 가격이 정점에 다다른 후 하락세를 보인다면 보일 경우 일시적인 스프레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소폭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2차전지 업황 개선에 따른 헝가리 양극박 사업의 이익창출력 제고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악화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해외 생산시설 투자 집행도 롯데알미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헝가리 공장의 경우 개시한 상태지만 생산 안정화와 충분한 생산 물량 확보 전까지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법인 역시 추가 출자 및 대여금 등 자금 소요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영업실적 저하와 차입금 증가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중단기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재무부담 완화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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