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가 전담 법인을 세우고 다시 한번 공략에 나선다. 그동안 총판업체를 통해 가전과 자급제 스마트폰 판매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이동통신사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의 스마트폰 판매를 강화하고 테크기업 이미지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3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 빌딩에 한국 법인인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설립하고 20명 안팎의 직원이 근무를 시작했다. 조만간 사업 전략 수립을 마친 뒤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샤오미는 한국 법인을 통해 향후 프리미엄(고급형) 스마트폰 ‘샤오미’ 시리즈를 포함한 제품군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제품으로는 샤오미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샤오미 15’ 시리즈다. 샤오미 15 시리즈는 현재 중국 내수 버전만 출시된 상태로, 10월 말 출시된 이후 약 두 달 만에 판매량이 1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샤오미 15 시리즈는 현재 기본·프로 등 2가지 모델로 출시됐는데 샤오미 15 프로 모델의 가격은 최대 13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샤오미 15 프로 모델에는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돼 있고, 램과 스토리지 용량도 각각 16GB, 1TB(테라바이트)에 달한다. 샤오미테크놀로지코리아 관계자는 “내년 첫 출시 스마트폰에 대해선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플래그십 제품뿐 아니라 샤오미의 상징으로 볼 수 있는 가성비 스마트폰 제품들도 여럿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또 자체 오프라인 매장 ‘미스토어’ 1호점을 조만간 개소한다. 젊은층이 주로 찾는 서울 강남이나 홍대, 성수동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국내 이동통신 3사와의 협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이통3사가 샤오미 스마트폰을 유통했지만 대부분 플래그십 제품보다는 ‘레드미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위주였다. 향후 샤오미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이통3사와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등 협력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샤오미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샤오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의 올해 3분기 전 세계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14%로 삼성전자(19%), 애플(17%)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회사는 기존 한국에서의 주력 제품이었던 ‘레드미’, ‘포코’ 등 중저가 스마트폰은 물론 스마트워치,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제품 판매에 집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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