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말 연휴 기간을 맞아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뉴욕 증시의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기술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 주가가 하락했으며 제주항공의 무안공항 사고 관련해 보잉의 주가도 2%대 하락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18.48포인트(-0.97%) 하락한 4만2573.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3.9포인트(-1.07%) 내린 5906.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35.25포인트(-1.19%) 떨어진 1만9486.7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 하락을 촉발할 만한 뚜렷한 재료는 없었다. 연말 연휴 기간을 맞아 주요 경제 지표나 이벤트는 부재했고 일찌감치 휴가를 떠난 투자자도 많아 호가창은 얇아진 상태다. 일부에서는 시장이 상승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의 명예교수인 제레미 시걸은 “내년에는 증시 상승세가 잠시 멈출것 같다”며 “S&P500은 내년 10% 하락이라는 조정장의 정의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강세론 시각도 여전하다. 펀드스트래트의 리서치 책임자인 톰 리는 “연말 마지막 이틀이기 때문에 증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12월 마지막 주 증시가 약하다면 1월 첫째주에 증시가 상승할 징조로 본다”고 해석했다.
종목별로는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테슬라가 3.3%, 애플이 1.3% 하락한 것을 비롯해 메타(-1.43%), 아마존(-1.09%), 마이크로소프트(-1.32%) 등 주요 빅테크의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런에이아이(Run:ai) 인수를 완료했다는 소식에 0.35% 상승했다. 런에이아이는 AI 작업을 실행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자원 활용도를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업체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더 나은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런에이아이 인수를 발표했으며 구체적인 인수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 거래가 7억 달러(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의 무안공항 참사의 여파로 보잉의 주가는 2.31% 하락했다. 사고기종은 보잉사의 737-800이다. 참사 하루 뒤 김포공항에서도 같은 기종 항공편이 랜딩 기어 이상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은 다음달 9일 휴장한다고 발표했다. 29일 타계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국가 애도의 날 다음날이다.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세를 벗어나 반등 중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63% 상승한 9만4043달러 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9만1000달러 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했다. 이더는 1% 오른 3376달러 선을 기록했다. 가상자산은 지난달 미 대선 이후 ‘트럼프 효과’에 힘입어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랠리를 이어갔지만, 지난 18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하 폭을 당초보다 줄일 것임을 시사하면서 상승세가 꺾인 바 있다.
최근 급등했던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2bp(1bp=0.01%포인트) 내린 4.253%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7.4bp 떨어진 4.546%에 거래됐다.
국제 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 동부 지역에서 강추위가 예상되고 우크라이나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유가도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0.39달러(0.55%) 오른 배럴당 70.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22달러(0.30%) 오른 배럴당 74.39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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