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고환율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 경고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31일 주재한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다음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일일 종가 기준) 평균은 1398.75원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3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여파가 닥친1998년 1분기에는 1596.88원을 기록했다. 분기 평균 환율은 올해 1분기 1329.4원에서 2분기 1371.24원으로 올랐다가 3분기 1358.35원으로 하락했으나, 4분기에 1400원 부근까지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비상계엄 이후 연이은 탄핵 사태에 정치 불안이 확산하면서 원화 약세가 가속화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도 한 요인이 됐다.
김 부총재보는 "이후로는 유가·농산물 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 압력 등에 영향을 받아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환율 움직임, 소비심리 위축 영향, 공공요금 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향후 물가 흐름을 주의 깊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날 오전 '2024년 1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해 이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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