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탄핵 국면 장기화로 정국이 불안한 상황에서 일부 공공기관이 자기 잇속만 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임금과 처우 문제로 총파업을 벌였던 IBK기업은행이 새해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직원 300명을 일본 도쿄에 단기 해외 연수를 보낸다. 예산은 약 4억 9500만 원이며 1인당 165만 원이 책정됐다. 이들은 일본에서 △금융 세미나 △도쿄지점 방문 △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할 예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5년 4월과 8~9월, 두 차례에 걸쳐 직원 460명을 홍콩에 보낸다. 책정된 예산만 7억 5900만 원이다. 이들 역시 현지 지점 방문과 세미나,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한다.
두 사업을 합치면 총예산만 12억 5400만 원이다. IBK기업은행은 일본과 홍콩 연수를 대행할 업체를 1월 14~15일에 각각 뽑는다. 이를 두고 정부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IBK기업은행은 환율 폭등과 금융시장 불안에도 27일 총파업을 벌였다. 최근 임금·단체교섭도 임금 인상률 0.3%포인트 차이로 결렬됐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임금과 처우를 두고 투쟁할 수는 있지만 정국이 불안하고 환율이 치솟는데 국책은행이 파업을 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 시점이 문제”라며 “직원들도 뒤로는 연수 등 챙길 것은 꽤 챙기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18일 공개된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공단 측은 이사회에 본사 신규 사무실 임차 계획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한 이사가 “2019년 울산으로 이전했는데 증축 등을 위한 여유 부지가 전혀 없느냐”고 우려했지만 공단 측은 “증원 등으로 본사 직원 수가 늘면서 업무 공간이 부족해졌다”며 “기존 건물에는 더 이상 공간이 없어 부득이하게 인근 건물에 사무실을 임차했다”고 답했다.
문제는 직원 수다. 9월 말 기준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을 더한 직원 수가 755명으로 2023년 말(748명)보다 7명 많고 2022년 말(756명)보다는 되레 적다. 앞으로 공단은 사무 공간 마련을 위한 예산 확보를 정부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단의 경우 최근 직원들이 태양광 사업을 겸직하거나 돈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기관이다. 특히 2023년 9819억 4000만 원이었던 정부의 직간접 지원 규모는 2024년 예산 기준 1조 2509억 8200만 원으로 무려 27.3%나 급증했다. 판매관리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 498억 6800만 원에서 4년 새 613억 6700만 원으로 23% 폭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